100일 독서 챌린지의 네 번째 책을 가져왔습니다. 일주일은 할 수 있을까? 염려되었지만 벌써 2주가 되었고 목표대로 일주일에 두 권씩 해내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 새해에 책 좀 읽어보겠다고 인터넷 서점에서 끌리는 책들 몇 권 담았는데, 그 중에 한 권이 오늘의 책 “불편한 편의점” 이었습니다. 시작부터 편안하고 끝까지 따뜻했던 이야기는 내게 소중한 책으로 남았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지은이 : 김호연
출판사 : 나무옆의자
발행 : 2021. 04. 20.
만남, 산해진미 도시락
염 여사는 부산 가는 기차에서 파우치를 서울역에 두고 온 것을 깨닫는다. 지갑, 신분증 등 꼭 필요한 물건들이 그 안에 있었고 그것을 잃어버려 어쩔 줄 몰라하는 그녀에서 전화가 온다. 어떤 남자가 파우치를 들고 있다고 서울역에 있다고 한다. 그녀는 그것을 받기 위해 다시 서울행 열차로 갈아탔다. 같은 번호로 전화가 또 오고 그는 배가 고프다고 그녀의 돈으로 도시락을 먹어도 되겠냐고 물어온다. 그녀는 괜찮다 도시락이랑 음료수도 먹으라고 하며 그가 노숙자임을 추측해본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한 편의점 앞에 그 사람으로 추측되는 남자가 허름한 행색으로 도시락에 얼굴을 묻고 있다. 다가가려는 순간 다른 노숙자 셋이 그를 덮쳐 무언가를 뺏으려고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먹고 있던 도시락이 엎어져 못 먹게 되었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그것을 지켜내는데 그것은 그녀의 파우치였다. 일방적으로 맞아서 눈과 얼굴이 붓고 피가 흐르는 데도 그는 그것을 지켜내고 그녀는 그것에 감사 표시를 하기로 한다. 돈을 건넸지만, 그는 받지 않았고 엎어진 도시락을 보며 실망하는 그에게 그녀는 자신이 운영하는 청파동 편의점 편의점에 데려가 산해진미 도시락과 된장국을 대접한다. 이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염 여사는 매일 편의점에 와서 도시락 하나를 먹고 가라고 하며 알바들에게도 얘기해 둔다.
"우리 편의점은 폐기된 거 안 먹여요. 알바한테도, 당신한테도."
퇴직한 학교 선생님이자 크리스천인 그녀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보여주는 대사다. 염 여사는 제대로 된 것을 먹으라고 했지만, 그 남자는 항상 도시락 폐기 시간인 8시에 와서 폐기 도시락만 먹는다. 노숙자임에도 염 여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도시락만 사고 음료수는 사지 않았던, 나름 염치 있는 남자는 자신을 독고라고 소개한다.
불편함은 따뜻함으로
편의점에서 야간에 일하던 성필 씨가 그만두고 야간 알바를 구하는 동안 염 여사 밤에 일을 하는데, 술 취한 젊은이들이 행패를 부리고 그녀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그때 독고가 편의점에 나타나고 그녀를 위험에서 구해준다. 그녀는 너무 무서워서 밤에 일하지 못하겠다고 하며 그에게 밤에 일해줄 것을 권했고, 월급을 가불 하여 씻고 깨끗한 옷을 입을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이렇게 독고는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데, 신기하게도 그들은 독고의 따뜻한 관심으로 인해서 변화하게 되고 원하던 안정, 편안함을 찾게 된다.
“독고 씨가 카누 블랙을 마셔도 더 이상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시현은 독고에게 편의점 업무를 알려주고 포스 사용법을 알려준다. 사장님만 드시는 카누 커피를 마시는 독고가 못마땅하고, 이상한 사람을 데려온 것이 아닌가 늘 걱정하고 불편해했지만,진상 중에 진상 손님을 멋지게 이겨주는 독고를 보면서 카누 커피를 마셔도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 업무에 익숙해진 독고는 그것이 다 시현 덕분임을 표현하고 포스 사용법을 가르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볼 것을 권한다. 시현은 그 덕에 다르 큰 편의점에 매니저로 스카우트된다.
그를 경멸하던 선숙 씨도 아들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할 때 독고가 들어주고 아들과 화해할 수 있게 도와주자 나중에 독고에게 사과했다.
참참참을 먹던 남자 손님도 독고를 은퇴한 자영업자쯤 여기며 못마땅해했지만, 독고로 인해 매일 마시던 술을 끊고 그의 따뜻함에 감동하고 가족에게 돌아간다.
제품도 없고 일하는 사람도 이상해서 불편한 편의점이라고 하던 극작가 인경도, 독고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영감을 얻게 되고 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좋은 작품을 쓰게 되어 대학로로 돌아간다.
염 여사 아들의 부탁으로 독고를 미행하던 전직 부패경찰,흥신소 사장 곽은 독고를 지켜보다 오히려 독고의 뒤를 이어 편의점 야간 알바로 일하게 된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주변만 변한 것이 아니다. 술을 끊어서인지, 밥을 잘 먹어서인지, 잊었던 그의 기억들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손님들을 볼 때마다 가족이 있음이 떠올랐고, 인경과 밤새 얘기 나누다가 문득 떠오르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이기에 모두 잊었을 거라 생각한 그는 그 고통을 마주하기 싫어 기억이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기억의 조각들은 점점 맞춰지고 그는 고통스러운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고스트 닥터를 내세워 의료사고를 낸 의사이며 그로 인해 가족과 멀어져 버린, 그럼에도 자신은 가족을 위해 그랬다고 외치던 자신의 모습을 대면했지만 그는 예전부터 해오던 자살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새 삶을 살기로 한다.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20대 여자에게, 상처를 준 가족에게 사죄하는 삶을 선택한 그는 편의점을 그만두고 대구로 향한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대구로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가는 기차에서 그는 나를 살리던 기술로 남을 살리기 위해 애쓰기로 한다. 기차는 한강을 건너고 그는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깨닫는다.
나의 마음
자기 계발서만 읽다가 독서의 부담이 나를 누르지는 않을까 우려되어 소설을 골랐다. 아주 편하고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불편한 편의점 이 책은 소설이지만, 소박하고 평범한 문장들이 내 마음에 감동을 주었고 나는 소설을 읽고 있지만 자기 계발서를 읽는 듯 나를 계속 돌아보았다.
마지막 부분에 독고가 곽에게, "가족한테도 손님한테 하듯 하라"라고 말하고는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감히 손님이라도 될 수 있을까?
그 모습에 나를 투영해보게 되었다. 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친절 사원, 모범 직원을 도맡아 했다. 하지만 업무가 끝나면 친절도 배려도 상냥함도 사라지는 걸 느꼈다. 피곤해서 그렇다고 자기 합리화해왔지만 그것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가족이든, 연인이든…. 어느 날 어떤 계기에 의해 그것을 깨닫고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하지만 문득 짜증은 새어 나오려고 발버둥 친다. 다행인 것은 그럴 때마다 그러지 말기를 상기시켜주는 일들이 발생한다. 오늘 이 책을 읽은 것처럼 말이다. 요즘 나는 예전보다 나아졌음에 감사하고 있으며, 오늘 이 책을 통해 나는 더 나아질 것임에 확신하고 감사한다. 그리고 나를 손님처럼 배려해주는 가족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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