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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독서|손석희가 말하는 법 12가지 법칙

by 마음 그리기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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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독서 챌린지의 일곱 번째 책입니다. 100일 동안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지 그 후의 나는 어떤 변화를 겪을지 기대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저자는 손석희 사용설명서라고 말합니다. 골프를 잘 치고 싶을 때 훌륭한 선수의 스윙을 여러 번 보고 참고하듯이, 어떤 기기를 잘 다루고 싶을 때 설명서를 참고하듯이 말을 잘하고 싶을 때 손석희를 참고하라고 합니다. 또 기교적인 화술로 그럴싸하게 말하거나, 심리적 설정을 이용해 상대방을 자기 뜻대로 움직여 보려는 말하기의 방법이 아닙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도록 말하는 능력을 얘기한다고 합니다.

 


손석희가 말하는 법

지은이 : 부경복

출판사 : 모멘텀 ㈜도서출판 푸른숲

발행 : 2013. 08. 01

 

손석희가 말하는 법 앞표지
손석희가 말하는 법 / 부경복 / 모멘텀

 

1법칙 싸우게 하되 싸우지 않는 차분함

스스로 상대방과 싸우지 마라. 상대방이 반대의 생각과 싸우게 하라.

손석희는 차분하지만 절대 지지 않는다. 그것을 이끌어 내는 그의 방법은 바로 제3의 적을 내세워 상대방으로 하여금 본인이 아닌 반대의 생각과 싸우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과 싸우지 않고 제3의 적을 내세우는 대화법은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자기 자신을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 상대방은 손석희가 아니라 그가 세운 제3의 적, 반대의견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손석희 개인에 대해 감정적인 공격을 하기 어렵다. 둘째, 손석희 스스로 상대방에 대한분노와 적개심을 개입시키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자신이 품을 수 있는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이나 다른 감정의 개입을 배제할 수 있다.

 

 

2법칙 사실로 생각 드러내기

주장부터 늘어놓지 마라.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을 먼저 말하라.

대화 또는 논쟁에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내세우고 싶은 것은 상대방의 주장과 대립되는 자신의 주장이다. 보통 이런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우리는 주장을 그대로 말하고, 주장을 먼저 내세운다. 그러나 손석희는 다르다. 그는 명쾌하다. 그 이유는 그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사실로 바꾸어 말하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가 상대방에게 말할 때 머릿속에 있는 주장을 그대로 말하는데, 그것은 사실이기보다는 관념적인 생각일 때가 많다. 하지만 손석희는 자신의 주장을 떠오르는 그대로 말하지 않고 사실에 관한 이야기나 질문으로 풀어서 말한다. 또 그 사실에 관한 이야기를 주장보다 먼저 말한다. 어떠한 사실로 내 주장을 뒷받침할지를 먼저 생각한 후에 말하고 듣는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3법칙 상대방이 알고 있는 예시, 논리의 울타리

상대방의 주장을 상대방이 알고 있는 사례에 적용해 스스로 답하도록 하라.

조금 아는 사람은 어렵게 설명하고 많이 아는 사람은 쉽게 이야기한다. 조금 아는 사람은 예를 들어 설명한다 해도 듣는 이가 이해하기 어렵다. 오로지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에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설득하기 어렵고 감정에 호소하기 쉽다. 그러나 많이 아는 사람은 자신만 알고 있는 사례가 아니라 상대방도 알고 있는 사례에 적용해서 설명해줄 수 있다. 손석희는 이처럼 상대가 알고 있는 사례를 들어서 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 상대방의 주장을 누구나 아는 제3의 사례에 던져 놓고 구체적인 상황에 집중해 답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의 말이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4법칙 다수를 인정하고 소수를 기억한다

다수를 인정해주라. 그들에게 합리성을 물어라.

손석희가 말하는 법은 단순한 말하기 기교나 화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의 삶에 촘촘히 배어 있는 철학, 사회를 바라보는 곧은 시선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철학을 관념 속에 묻어두지 않고, 상대방과 청취자를 분명히 이해시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현실화한다. 다수를 인정하지만 소수를 잊지 않는 능력, 다수가 주도하는 현실을 인정하되 그들에게 합리적, 이성적 검증을 통과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말한다.

 

 

5법칙 논리의 벼랑 끝에 세우고 돌아선다.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반박하라.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항복을 요구하지 말고 돌아서라.

손석희의 말은 예리하다. 상대방은 자신의 오류를 숨기고 부인하기 위해 피하는 말을 하지만, 손석희는 사실에 근거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정확하게 포착한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손석희와 대화한 상대방 중 누구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시청자, 청취자들은 누가 왜 비난받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설득은 없다. 싸우지도 않는다. 진실을 가리는 적대감을 통제하고 오직 논리적 반박으로 상대방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싸우고자 덤벼들 때 칼을 거둔다. “알겠습니다. 이 문제로 더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입니다.” 이렇게 마무리한다.

 

 

6법칙 경청은 나약함이 아닌 부드러움이다

상대방의 강한 말을 귀 기울여 들어라. 그 말로 상대방을 스스로 검증하게 하라.

손석희는 상대방의 말을 바로 받아 이것을 재료로 다음 말을 이어가는 방식을 자주 쓴다. 상대방이 사용한 단어를 그대로 받아 사용해서 상대방의 오류나 모순을 증명한다. 상대의 말로 상대를 묶는 것이다. 격투기 중에 체구 작은 선수가 덩치 큰 상대방을 이길 때 그의 힘을 역이용해 이길 수 있는 것처럼 손석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대방이 강하게 말을 쏟아 낼수록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는 강한 힘으로 반작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7법칙 사실을 요구하라

주장하는 자에게 사실을 말하게 하라. 사실 검증의 장에서 싸우라.

손석희는 주장을 내세우기 전에 사실을 먼저 말한다고 앞서 언급했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도 사실을 말하도록 한다. 관념적인 단어들 뒤에 숨어 있는 오류를 상대방이 사실을 이야기하도록 이끌어냄으로써 스스로 드러나도록 한다. 상대방이 주장을 늘어놓는 동안 사실을 준비하고, 그 주장을 반박하기 전에 상대방의 사실을 검증하는 것이다.

 

 

8법칙 대조 화법

대조를 통해 생각을 보여라. 빛의 위치는 주위가 어두울수록 분명해진다.

하나의 단어를 사용할 때도 그 단어의 의미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 그것은 내가 말하는 단어의 의미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이해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대 개념을 가져다 놓으면 누구든지 내가 말하는 단어에 부여하는 의미와 같은 뜻으로 이해하게 된다. 손석희가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이유는 명확한 대조를 통해 한 단어가 갖는 여러 가지 의미들 중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을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9법칙 다름을 인정하라

서로 다른 생각들을 관대하게 수용하라. 이성과 합리의 지렛대로 하나 됨의 힘을 얻어라.

우리는 흔히 틀린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의 입을 막으려 애쓰지만 손석희는 틀린 말을 옳은 말보다 더 귀담아듣는다. 그리고 반론을 제시하고 대답을 끌어낸다. 틀린 생각이나 다름에 이토록 관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감이다. 그릇된 의견도 수용하며 이에 맞서 이성적으로 자유롭게 논쟁을 벌여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는 이성과 합리에 대한 자신감이다.

 

 

10법칙 차가운 오늘, 뜨거운 미래

오늘을 차갑게 직시하라. 그리고 뜨겁게 내일을 생각하라.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지만 미래란 예측할 수 있을 뿐 검증할 수 없다. 선거철이 되면 우리는 이러한 불편한 경험을 하게 된다. 미래에 관한 말을 늘어놓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생각은 반대로 오늘에 머물고 있다. 현재 자신이 몇 표를 얻을 수 있을지,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손석희는 다르다. 그의 생각은 미래를 향하고 있지만 그의 말은 오늘 일어난 일에 집중한다. 차가운 오늘을 바라보고 그 아픔과 문제에 공감하는 모습을 통해 청취자들은 더 나아져야 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차갑게 오늘을 말함으로써 듣는 이로 하여금 뜨겁게 내일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11법칙 데이터가 관념을 이긴다

생각을 숫자로 말하라. 사막의 모래알도 찾아낼 수 있는 힘을 갖는다.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말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구별하는 기준은, 그 사람이 자신의 주장만을 늘어놓느냐 아니면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을 말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자신의 말에 숫자를 담음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계산하고 따져보고 맞춰보는 치열한 노력에서부터 나온다. 진실, 사실에 기반한 숫자를 많이 말할 때 강력한 사실의 힘, 논리의 카리스마가 생긴다.

 

 

12법칙 어떻게 들릴지를 생각한다

말 잘하는 사람은 말을 많이 내뱉는 사람이 아니다. 내 생각을 남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손석희는 말하는 사람의 입장뿐만 아니라 말을 듣는 사람, 그 말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 그 말로 피해를 볼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듣고 풀어내고 단서를 단다. 그에게 말하기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지적 활동이다.  그래야 사회적인 역할을 하는 말의 고유한 가치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손석희의 말하기는 입 밖으로 나올 때 끝나지 않는다. 상대방의 머릿속에서 이해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나의 마음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 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 작품이다.”

- 엘리너 루스벨트, P215 –

 

손석희가 JTBC에 있던 시절 나는 그의 말하기를 좋아했다. 그의 뉴스를 일부러 찾아보기도 했다. JTBC 사장 자리를 내놓은 지금 그는 여기저기서 비판도 받고 있겠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그의 실천하는 지성과 신념만큼은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자신의 지성, 신념을 자신의 이익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청취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서 감정을 배재하고 노력했다는 점이 멋있게 다가왔다. 과거 1분 뉴스를 전하던 꽃미남 아나운서가 정의를 말하고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상상할 수 없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그의 말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나는 그가 말하기를 잘하게 되기까지의 노력과 신념을 배우게 되었다. 약자들의 목소리를 소외되지 않고 균형 있게 다루는 게 좋은 방송이라며 평생을 두고 추구하겠다던 그를 지금은 볼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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